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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전체 글 25

잘 가라~ 12년 지기 친구야 !

때는 바야흐로 2009년, 폼생폼사로 한껏 잔망스럽게 멋 부리며 활개를 치고 다녔던 그때 그 시절, 나는 이 친구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카시오 시계, 바로 이 녀석이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 '카시오'라는 브랜드 네임 벨류는 안타깝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저가의, 빈곤한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시계를 차고 다니면서도 디버클(일명 똑딱이) 부분에 새겨진 카시오라는 브랜드 네임을 숨기느라 애쓰고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돈은 없고, 뽄은 지겨야 겠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같잖은 허세가 아닐 수가 없는데, 멋 부리고 싶어 했던 어린 시절에 정말이지 큰 맘먹고 구입한 시계여서,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내 인생 첫 시계였던 까닭에 참 애착이 많이 가는 친구였다. 오죽하면 오랜 ..

양발운전 vs 한발운전

매번 갑론을박하며 논쟁의 중심에 놓여있는 '양발 운전'과 '한 발 운전'에 대해 한번 생각해봤다. '양발 운전과 한 발 운전, 그 둘 중에서 과연 어느 쪽이 소위 말하는 정석(定石)인가?'를 말이다. 나는 1종 보통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허 취득 이후 스틱 차량을 몰아본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러다 보니 한쪽 발(왼발)이 자연스럽게 놀게 되었고 오른쪽 발만 바쁘게 왔다 갔다 페달을 밟으며 운전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발로만 운전을 해오다가 어느 시점부터 놀고 있던 왼발을 같이 움직이며 양발로 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별다른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어디선가 '양발 운전을 하면 돌발상황 발생 시 밟아야 할 페달이 아닌 반대쪽 페달을 밟는 순간적인 실수를 할 수가..

과하지욕(袴下之辱)

처음 접했을 때의 그 감흥을 못 잊어서 일까? 재밌게 봤던 드라마는 몇 번이고 계속해서 다시 본다. 아는 사람들은 아마 다들 알겠지만......, '허준'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1999년도에 방영했던 tv 드라마인데, 지금까지도 종종 챙겨보고 있다. 허준 역을 맡았던 배우 전광렬은 눈빛이며 행동이며 분위기며 할 거 없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열화와 같은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만든다. 하나하나 그 모든 것이 어찌 그리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하나 싶다. 볼 때마다 빠져드는 그 몰입감이란,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게 만들어 마치 내가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따금씩 살면서 힘이 들거나, 고달파서 울고 싶을 땐 기억에 남는 대사가 읊조려졌던 회차를 꼭 한 번씩 다시 챙겨보며 마음을 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