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09년, 폼생폼사로 한껏 잔망스럽게 멋 부리며 활개를 치고 다녔던 그때 그 시절, 나는 이 친구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카시오 시계, 바로 이 녀석이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 '카시오'라는 브랜드 네임 벨류는 안타깝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저가의, 빈곤한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시계를 차고 다니면서도 디버클(일명 똑딱이) 부분에 새겨진 카시오라는 브랜드 네임을 숨기느라 애쓰고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돈은 없고, 뽄은 지겨야 겠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같잖은 허세가 아닐 수가 없는데, 멋 부리고 싶어 했던 어린 시절에 정말이지 큰 맘먹고 구입한 시계여서,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내 인생 첫 시계였던 까닭에 참 애착이 많이 가는 친구였다. 오죽하면 오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