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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
사은품으로 CD 한 장을 줬었다.
그게 그 당시에 유행하던 마케팅 전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CD에는 그 시절 유행하던 곡들이 한데 모아져 있어
사람들에게 꽤나 인기가 많았었다.
아버지께서는 운전을 하실 때마다 그 CD들을 자주 틀어 놓으시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나도 자연스레 그 노래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가 있었다.
이맘때쯤이었지 아마?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을 땐, 운전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 너머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노래들이 들려왔다.
창밖엔 마치 거북이 달리기 시합하듯
움직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차들로만 꽉 차있었다.
귀경길에 오른다는 게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예전에 운전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예전에는 내비게이션 없이 어떻게 그 먼길을 그 오랜 시간 동안 찾아 운전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신기한 것 같다.
어릴 때는 한 지붕 아래에서 서로 매일매일 얼굴 마주하며
살 부대끼고 살았지만 나이가 들면 그렇다 할 대소사가 아니고서는 잘 보지를 못 한다.
그래서 이 명절이란 게 더 소중한 시간인 듯하다.
이번 명절은 전 세계적 초유의 사태가 터진 까닭에
나도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타지에서 추석을 지내고 있다.
오늘따라 유난히
아버지 차에서 들었던 그 노래들이 생각난다.
눈을 감고 그때의 노래들을 들으며
어린 날의 기억을 한번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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